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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기장 (1)
나는 그렇게 생각했어요.
무심했죠.
인생 대부분의 사건이…
그냥 계단을 오르는 것이라고.
모든 게 다 그런 것 같았죠.
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내가 밟고 가는 계단이라고 생각했어요.
무심히 지나쳤죠.
다른 걸 신경 쓸 여력이 어디에 있었겠어요.
나는 다시 다음 계단을 밟아야 하는데.
그러다가 깨달은 거예요.
그 계단은 이유도 없이 앞 길이 끊기기도 하고,
멈춰 뒤돌아 보면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어둠이 뒷발치까지 쫓아와 있기도 한다는 걸.
그런 재난에 지쳐서 어느 한 순간, 전부 놨어요.
그랬더니
그건 또 그것대로 평화롭고
의외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더라구요.
그래서 나 계속 멈춰 있는 거예요.
왜냐면 계단을 올라가는 건 지치는 일이잖아요.
이게 편해요.
이게 좋고.
하지만 그런 내게 누군가가 말했어요.
"넌 어차피 다시 오르게 될 거야."
"그리워하던 것을 쫓게 될 거야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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