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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기장 (2)
대체 누가 나를 이해하지?
많이 봤어. 하나 같이 그래.
누가 내 현실을 그렇게나 잘 알았지?
내 미래는 멀어졌어.
누군가는 걸어서 갈 길을 나는 폐를 찢는 고통을 느끼면서 달려가야 간신히 따라잡을 수 있게 됐어.
그런 현실을 외면하는 건 오히려 그들이었으면서.
그 사람들 눈에 나는 보이지 않아. 내가 망가져 있는 걸 몰라.
어쩌면 내가 망가졌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 같아.
그래서 내가 망가져버렸다는 걸 깨닫자 마자 떠나버린 거겠지.
"세상은 경쟁이고, 이겨야 하고, 일어나서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!"
"그런 약한 소리 하고 있을 시간이 있다면 당장 일어나서 달려!"
하지만 내가 나를 독하게 굴리면 굴릴 수록 내 영혼이 깎여나가는 것 같아.
좀 쉬게 해줘.
쉬고 싶어.
쉬고나면
충분히 쉬고난 다음엔, 그 떄 나는 또 다시 어딘가로 달려갈 수 있겠지.
멀쩡한 두 다리로 가만히 서 있는 건 너무 심심할테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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