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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Crush (2)

"코마…?"

나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.

크러쉬를.

나를 똑닮은 나와 같은 존재를.

"코마…! 그 쪽을 보지마!"

그녀는 검은색 치마저고리를 입고 있었다.

팔에는 완장을 차고 완장에는 검은 줄이 두 줄.

"나야. 저건 나야."

그 때, 눈이 텁하고 누군가의 손에 덮여버린다. 피이드같았다.

"뭐야! 이거 치워줘!"

피이드의 손을 떼어내려고​ 안간힘을 써봤지만 힘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.

"정신차려. 봐선 안 돼. 크러쉬야. 크러쉬라고."

그런 건 상관없다.

그녀는 아름다우니까.

나와 같으면서도 나와 전혀 다른 존재.

그렇기에 아름답다.

"도망가야해."

끌려가면서 손가락 사이로 간신이 눈을 떴다. 새파란 빛을 뿜어내는 칼날이 번득였다. 크러쉬는 낫을 들고 있었다.

어째서 도망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. 나에게로 오고 있는데.

"문을 열거야."

​"안 돼!"

나는 크러쉬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크러쉬의 모습은 점점 흐릿해져갔다.

물에 잠겨드는 느낌과 함께 눈이 감겼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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